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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드리뷰13

신데렐라 언니 : 쓰다듬기에 중독된 아이 집안의 외동 꼬맹이들은 부모에게 동생을 만들어 달라고 졸라대곤 한다. 그리고 동생이 생기면 좋아 죽는다. 조막손으로 기저기도 갈아주고, 이유식도 떠 먹여 주고..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 느끼기 시작한다. 자신에게만 집중되었던 부모의 관심은 분산되기 시작하고, 이전에 혼자 독차지하던 것들을 동생과 나누어야 한다는 것을.. 더더욱 견디기 어려워지는 시기는 사춘기 때다. 부모를 비롯한 주변 사람들로부터 끊임없이 비교당하면서, 이들 사이에 경쟁이 치열해지기 시작하는 것이다. 이 시기에 형제 자매간의 싸움은 전쟁을 방불케 할 정도다. 하지만 이 모든 과정을 거치고 난 후에 이들 관계는 그 누구보다 끈끈해지기도 한다. 서로 싸울 때는 죽이기라도 할 듯 덤벼들지만, 막상 내 형제가 밖에서 맞고 들어오면 가장 먼저 발.. 2010. 5. 4.
신데렐라 언니 :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걸음마를 뗀 아이들이 맨 처음 배우는 건 낯 모르는 사람이 친절하게 굴면 절대 따라가지 말라는 것이다. 우리는 타인의 호의와 친절 그리고 웃음이 위험천만하다는 것부터 배우는 것이다. 은조가 말을 싸가지 없게 해서 그렇지, 그녀나 우리나 타인의 이유없는 웃음을 경계하는 것은 매한가지다. 그런데 은조는 타인의 웃음을 경계할 뿐만 아니라, 웃지도 않는다. 항상 남의 집에서 눈칫밥 먹으며 사는 그녀다. 남의 밥을 얻어 먹고 살기 위해서는 웃어야 한다. 밥 주는 사람 말도 잘 듣고 비위도 맞춰주고.. 사실 이게 우리 모두가 사는 방식이다. 내 밥줄을 잡고 있는 분들의 비위 맞추기 위해 마음에도 없는 웃음을 짓고 사는 것. 따라서 당연히 은조는 웃어야 한다. 어쩌면 은조 역시 처음에는 타인에게 웃음을 지으며 살았을.. 2010. 5. 3.
추노 : 황철웅 양반이라 해서 다 같은 양반이 아니다. 초가삼간과 홀어머니... 애비 없는 자식, 비빌 언덕 하나 없는 자에게 양반이라는 타이틀은 허울뿐이다. 양반이 별 건가. 돈만 있으면, 천민도 양반 족보를 살 수 있는 세상이다. 그 시대에도 사람의 높고 낮음을 나누는 기준은 부와 권력인 것이다. 부도 권력도 없는 집안 출신인 그는 "그들" 과 어울릴 수 없는 처지다. 설령 그들의 어울림에 끼어든다 해도, 그들의 조롱거리일 뿐이다. 차라리 노비라면, 체념이라도 할 것을.. 양반인 그는 체념하지 못한다. 그는 "그들만의 리그" 에 들어가고 싶다. 성공하고 싶다. 출세하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끈이 필요하다. 그래서 좌의정이 내민 끈을 붙잡는다. 하지만 그 끈은 그를 묶는 올가미다. "광야를 달리는 말은 마구간을 돌아.. 2010. 1.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