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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택태2

에밀 졸라 <나는 고발한다, 1898> "진실이 전진하고 있고, 아무것도 그 발걸음을 멈추게 하지 못하리라" 인간을 바라보는 에밀 졸라의 시선은 위험하다. 그의 소설들 속 인물들은 욕망과 공포 사이를 어쩔줄 몰라하며 허우적거리다 파멸로 치닫는 경우가 많다. 에밀 졸라의 기저를 흐르는 사상은 결정론이다. 인간 본성은 태어날 때부터 정해졌고, 여기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이다. 얼핏 위험해 보이는 사상이고, 이걸로 욕도 좀 많이 먹으셨다. 특히 진보진영에서. 이렇게 그의 시선은 위험할 뿐만 아니라, 매우 차갑기도 하다. 작가는 무심한 얼굴, 차가운 회색빛 눈으로 멀찌감치 떨어져서 상황과 인물을 냉정하게 바라본다. 차가운 시선으로 뜨거운 욕망에 대해 기록한 느낌이다. 이런 그가 드레퓌스 사건, 애국보수주의와 인종주의가 물결치는 이 사건에, 뜨겁게 뛰.. 2017. 2. 8.
킹스 스피치 (The King's Speech, 2010) 자기 목소리를 낸다는 것, 이것은 자기 생각과 감정을 타인에게 드러낸다는 것이다. 자신을 주장하는 것이다. 해서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사람, 즉 자기를 표현하고 드러낼 수 있는 사람은 자기 자신이 된 사람이다. 스스로를 확신하는 사람이다. 근데 이게 심각하게 지나친 사람도 있다. 자아 비대증에 걸린 미치광이 히틀러 같은 사람 말이다. 버트는 자신이 미치광이 말더듬이 왕이 될지도 모르겠다고 괴로워하지만, 그럴 일은 없다. 미치광이는 절대 말을 더듬지 않으니까. 그러니 자기 목소리를 내려면, 약간 미쳐야 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자기 안의 흥과 합일하든 치밀어오르는 분노에 휩싸이든 어쨌든 뭔가 정상적인 것을 좀 넘어서서 미친 듯이 떠들고 난 뒤, 정신을 차려보면, 어 내가 말을 이렇게 잘했나 싶은 경험들.. 2016. 10.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