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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수감2

편혜영 <선의 법칙, 2015> 양복입는 일에 현혹되어 제3금융권의 하수인 노릇을 하는 이수호...일확천금이라는 부풀려진 환상에 현혹되어 다단계에 빠진 윤세오, 신하정, 부이.. 수많은 사람들이 양복입고 하는 일에 환상을 갖지만, 그 일들은 사실 하찮고 지저분하며 모욕적인 일이다. 남보기 그럴싸해보이는 일, 다양한 종류의 그럴듯한 사업과 투자 따위는 끊임없이 우리에게 미끼를 던지고, 우리는 말려들어간다. 그 뿐인가. 해외로 이민가면 모든 것이 다 해결되는 냥, 가면 바로 선진국 중산층 시민으로 편입될 수 있는 냥, 선전하는 문구들. 환상들.. 우리 모두는 20대 언저리에서 어딘가로 빨려들어갔다. 그들은 우리를 유혹한다. 멋진 일, 멋진 곳이라고, 황금을 손쉽게 얻을 수 있는 곳이라고.. 하지만 모두 함정이다. 그야말로 "시스템이 부풀려.. 2016. 8. 19.
도스또예프스끼 <영원한 남편, 1870> 39세의 벨차노프는 건장하고 잘생긴 외모에 쾌활함과 명랑함, 그리고 화술까지 갖춘 멋진 남자다. 그런데 어느날 갑자기 우울증에 빠진다. 사소한 유산 상속 소송에 발목잡힌 것이 우울증의 발단이다. 그러나 소송 사건이 신경 거슬리는 건 사실이지만, 쾌활하고 건장한 그리고 평생을 활달하게 산 남자가 밑도끝도 없이 느닷없이 우울증에 빠져들 정도로 대단한 일은 아니다. 아마도 작은 성냥불이 산불을 일으키듯, 이 사소한 사건을 시작으로 걷잡을 수 없는 우울의 구렁텅이에 빠진 듯 하다. 이때 불현듯 나타난 정체불명의 남자. 모자에 상장(喪章)을 달고 나타나, 우리의 주인공 주위를 배회하는 남자, 빠벨 빠블로비치.... 그는 벨차니노프가 한때 사랑했던 유부녀 나탈리아의 남편인데, 나탈리아는 얼마전 사망하였다는(그래서 .. 2016. 8.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