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약성경

여호수아 9장 : 지도자가 약속을 반드시 지켜야 하는 이유

R.H. 2010. 3. 8. 10:17

여호수아의 연전연승에 위협을 느낀 주변 국가들은 여호수아에 대항하여 연합을 결성한다. 하지만 이 가운데 기브온(Gibeon) 은 연합에 가입하지 않는다. 여호수아와 협정을 맺기로 한 것이다. 그런데 이스라엘은 강경론 자들이다. 주변 국가와 평화 조약 따위는 맺지 않는다. 그래서 기브온은 꾀를 낸다. 먼 나라에서 왔다고 속이고는 불가침 조약을 얻어낸다.

여기서 잠깐. 과연 여호수아가 이들이 기브온 사람들인 걸 진짜 몰랐을까? 어떤 나라를 불가침 하겠다는 조약을 맺을때, 어떤 나라인지를 명기하는 건 기본 중의 기본이다. 이건 말이 안 된다. 여호수아는 그들이 기브온 사람들이라는 걸 알았을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그들과 협정을 맺고 싶었을 것이다. 주변국들이 서로 연합하는 것을 견제하기 위해서다. 그런데 이스라엘인들은 강경파다. 실제로 이 사실을 안 회중(민회 비슷한 것) 은 노발대발한다. 해서, 기브온 사람들이 거짓말 했다고 둘러댄다.

사실, 기브온이 진짜 거짓말을 했다면, 조약을 파기해 버리면 그만이다. 하지만, 여호수아는 말한다. '맹세는 지켜져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맹세를 깬 자에게 저주가 내리기 때문이다. 그러니 그들을 침략하지 않겠다는 약속은 지켜야 한다. 하지만, 기브온 사람들을 벌목꾼과 물 길어 오는 자들로 만들겠다'  우리 식으로 말하면, 조공 받는 걸 노역으로 받겠다는 것과 비슷하다.

지도자의 약속은 매우 중요하다. 지도자가 '그리 하겠다' 고 공적으로 분명히 약속을 하고는 나중에 가서 안 지키려 하고, 얕은 꾀를 써서 수정하려 드는 것은 공동체를 위해서도 좋지 않고, 그 지도자를 위해서도 좋지 않다. 약속을 그리 가볍게 깨버리는 지도자라면, 앞으로 그가 하는 말을 누가 믿을 것인가? 지도자는 공동체를 향해 끊임없이 약속을 하는 사람이다. 그런데 본인이 약속을 아무렇지도 파기해버리면, 앞으로 그가 뱉어낼 약속을 누가 신뢰하겠는가? 되려 조롱만 날릴 것이다.
 
그래서 한 나라의 지도자는 내용이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약속을 했으면 지켜야 한다. 그 내용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아예 처음부터 약속하지 않았으면 되는 것. 한 나라의 중심축에 서 있는 지도자가 신뢰를 깨를 몰지각한 행동은 한다면? 공동체의 신뢰는 사라지고, 신뢰가 사라진 공동체는 위태로워질 것이다. 해서, 신뢰를 저버리는 지도자는 그 자리에 있을 자격이 없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