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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32

도스또예프스끼 <가난한 사람들, 1845> 늙은 남자와 젊은 여자 은 40대 후반의 하급 관리 마까르와 20대 초반의 젊은 여성 바르바라 간에 주고받는 편지로 구성된 소설이다. 이 둘 사이의 감정은 사랑이 분명한데, 마까르는 부성애라고 우긴다. 누굴 속이려 드는지.. 여튼, 바르바라 역시 마까르에게 친절하고, 호감을 보여주긴 하지만, 마까르의 감정이 더욱 거세고 일방적이다. 그는 그녀에게 생활비만이 아니라, 꽃이며 사탕이며.. 온갖 선물을 다 갖다 바친다. 아이돌 덕질하는 아재 느낌.. 그런데 바르바라가 비꼬프라는 시골 지주한테 시집가버리면서, 소설이 끝나버린다. 그렇다면 이 소설은 호구 아저씨를 홀딱 벗겨 먹은 여시같은 년의 이야기일까? 아니면, 집도 절도 없는 고아인 젊은 여자애를 어떻게 해보려는 주책맞고 징그러운 늙다리 아저씨의 이야기일까?.. 2018. 3. 23.
에밀 졸라 <나나, 1880> 사랑의 여신 비너스, 태어나다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기가 막히게 매혹적인 신인 여배우가 나타났단다. 나나는 과연 누구일까. 얼마나 대단한 여자일까. 이 여자가 비너스 역할을 맡아 파리 무대에 데뷔한다는 소식에 극장은 관객들로 가득 메워진다. 그런데 이게 웬일? 그녀는 노래도, 연기도 제대로 할 줄 아는 게 없다. 요즘 말로 발연기다. 하지만 그녀는 자신의 육체를 전시하는 데 능수능란하다. 그것 하나면 충분하다. "자기 육체가 지닌 절대적인 힘에 확신을" 가지고 있는 나나는 자신의 육체로 극장을 압도하고, 관객을 사로잡고, 파리를 휘어잡는다. 그리하여 극장 안을 욕망과 관능으로 잔뜩 부풀어 오르게 만든 나나의 데뷔 무대는 대성공이다. 자고 나니 그녀는 벼락 스타가 되었고, 나나에게 자신의 몸과 마음 그리고.. 2018. 3.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