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수아즈 사강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1959>
로제는 사회적으로 성공한 40대 중반 남자다. 물질적으로 여유롭고, 일정한 사회적 지위를 가지고 있으며, 무엇에든 능수능란한 그는 결혼은 하지 않았지만 가부장적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는 전형적인 중년 남성이다. 사람들은 종종 가부장적 사고방식이라는 걸 고함지르고 꽥꽥대고 폭력적이라고 부정적으로만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아니다. 자기 울타리 안에 있는 사람 챙기고, 자기 여자의 행복을 원하는 따뜻하고, 긍정적인 모습도 많다. 정해진 위계질서가 주는 편안함도 있는 거고.. 여튼 로제가 바로 이런 긍정적인 가부장적 사고방식을 가진 남자다. 그런데 이게 더 문제일 수도 있다. 악랄한 모습만 있다면, '이건 아니다, 참을 수 없다', 생각하고 뛰쳐나갈 수 있지만, 좋은 모습이 꽤 있으면, '세상에 좋기만 한 게 ..
2017. 12.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