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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2

아멜리 노통브 <생명의 한 형태, 2010> "모든 작가들 안에는 사기꾼 한 명씩 들어앉아 있어요." 아멜리 노통브가 생각하는 글을 쓰는 사람이란 혐오스러운 뚱보이고, 세상과 단절한 자이고, 자기 안에 갇힌 자이며, 거짓말쟁이다. 왜 이 뚱보(자아 비대증 환자)는 거짓말이라는 열정에 사로잡혀 글을 쓰는가. 탈출하고 싶기 때문이다. 맬빈은 부모님 정비소 한 구석탱이에 갇혀있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에게 갇혀있는 것이다. 그는 탈출을 꿈꾼다. 그 탈출은 작가에게 편지를 쓰면서 시작된다. 맬빈은 작가, 즉 문학을 향해 글을 바쳤던 것이다. 작가의 모든 작품을 읽고, 작품에 대한 자기 나름의 평을 끄적거리고, 자신의 느낌을 쓰다가, 자신의 처지를 드러내고, 한탄하고.. 글 쓰는 사람들이 하는 바로 그 순서다. 여튼 맬빈은 한참 그러다가 자신의 초라한 모.. 2017. 3. 11.
아가사 크리스티 <인생의 양식, 1930> 음악과 예술, 그리고 천재성에 대한 이야기다. 무겁고 탁한 소재인데, 이 소설은 어딘가 모르게 가볍다. 인물 묘사도 겉도는 느낌이다. 성공 가도를 달리는 세바스찬, 언제나 패자들 편에 서 있는 조, 엘리트 코스를 밟다가 음악에 미치는 버넌이 주요 등장 인물이다. 다들 개성 넘칠 듯한 인물인데, 어딘가 김빠진 느낌이다. 되려 주변 인물들이 생동감 있다. 버넌의 엄마인 마이어와 넬 엄마의 계산속과 이기심, 자식을 쥐고 흔들려는 태도는 정확한 필치로 그려냈다. 이들은 전형적인 중산층 가정주부다. 아가사 크리스티가 이 계층 여성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잘 묘사하는 듯하다. 에서도 중산층 가정주부의 자기 기만적 삶을 탁월하게 그려냈다. 무엇보다 주인공 버넌에게 별 공감이 안 간다. 그는 유서 깊은 가문에서 태어난 남.. 2017. 3. 4.